대한항공 국제선 AV 시스템 리뷰 #1

Posted at 2008. 1. 25. 15:46 // in 리뷰 // by 김윤수


어제는 천기누설: 대한항공 국제선 비행기 AV 시스템의 OS는 ? 이라는 제목으로 낚시질을 좀 했는데요, 처음에는 리뷰 글을 쓰려다가 작성 시간이 오래 걸려 출장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줄까봐 참느라고 그랬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본격적인 리뷰 들어가겠습니다.

AV 시스템을 켜면 역시 항공사 AV 시스템답게 다음과 같이 언어를 선택하는 화면이 나옵니다. 어느 나라 사람이 사용할지 모르니 언어부터 선택하게 하는 게 맞겠지요.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승객데이터 베이스와 연계해서 국적에 따라 언어 기본 설정값을 자동으로 조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행기내의 AV 시스템과 공항의 승객 데이터 베이스가 연동된다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초기화면

초기화면

LCD도 다른 항공사의 AV 시스템에 비하면 상당히 선명한 화면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화면이 터치 스크린 방식이라 Interaction이 직관적인 편입니다. 물론, 터치 스크린 방식이라는 걸 잘 모르고, TV 방식 즉, 채널 업/다운 방식에 익숙한 분이라면 익숙해지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을 빼고는 웬만큼 터치스크린 방식에 익숙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터치스크린 입력 인식이 잘 안되는 문제도 있더군요.

입력장치로는 터치스크린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이 다른 항공사 AV 시스템과 비슷한 키입력 장치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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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면에는 TV리모콘과 비슷한 인터페이스이고, 뒤면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조익스틱과 비슷한 형태의 입력기도 제공합니다.

저는 한국 사람이니 언어 메뉴에서 한국어를 선택해서 들어갔습니다.

언어 선택

언어 선택

언어를 선택한 뒤에는 다음과 같이 주메뉴 화면이 나옵니다.

주메뉴 화면

주메뉴 화면

주메뉴화면에서는 보시다시피 전통적인 AV 시스템의 인터페이스인 컨텐트 종류 선택 화면이 나옵니다. 가장 무난한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혁신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시도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예를 들어, 기내에서 특정 기간동안 가장 인기가 좋은 컨텐트 순으로 목록을 표시한다던지, 먼저 보거나 들은 사람들이 평가한 평점순으로 나열한다던지, 현재 시점에서 가장 많이 보고/듣고 있는 순으로 나열한다던지, 동행자가 보고/듣고 있는 컨텐트를 보여준다던지 이런 인터페이스말입니다. 저야 뭐 UI 전문가가 아니라서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어떤게 더 좋다라고 자신있게 제안할 수는 없지만, 위 인터페이스는 너무 평범하고 식상한 것 같아 한 번 제안해 봤습니다.

다음으로 저는 음악보다는 영화를 좋아해서 먼저 비디오 메뉴를 선택해서 들어가 봤습니다. 비디오 메뉴를 선택하면 먼저 그 안에서 세 부류로 나뉘고, 다시 또 그 안에서 할리우드 영화, 고전 영화, 한국 영화 등과 같이 전통적인 분류체계에 따라 화면과 메뉴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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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화면에서 보시다시피 컨텐트가 상당히 풍부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점이 무척 마음에 들더군요.

그 다음은 실제로 영화를 선택해서 보는 과정입니다. 먼저 예고편 보기를 선택해서 들어간 후 맘에 들면 오른쪽 아래 보기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그러면 언어 선택 화면과 안내 화면이 잠시 나온 후에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아무때라도 화면을 터치하면 메뉴가 뜨면서 영화 재생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언어 변경을 할 수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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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은 여기까지 설명드리면 우와 정말 편하다라는 느낌을 받으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편하다라고 느꼈는데요. 그 이유는

1) 예고편 보기 -> 보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배려한 것이 좋았고,
2) 원하는 컨텐트를 원하는 때에 볼 수 있도록 완벽한 주문형비디오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타항공사의 AV 시스템 같은 경우 완벽한 주문형비디오가 아니라 각 채널별로 영화가 계속해서 상영되고, 승객은 채널을 돌려가며 영화를 보는 방식으로 기존의 방송 방식을 따르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원하는 컨텐트를 골라서 볼 수는 있지만 원하는 때에는 볼 수 없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타항공사의 AV 시스템에 비해 대한항공 AV 시스템은 완전히 다른 기술을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대한항공 AV 시스템이 진일보한 기술을 채용하고 있고,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볼 때 대항항공 AV 시스템은 타항공사의 AV 시스템에 비해 서버쪽에 훨씬 큰 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따라서 서버쪽을 상당히 잘 설계하지 않을 경우, 오동작이 발생할 여지가 상당히 큰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천기누설: 대한항공 국제선 비행기 AV 시스템의 OS는 ? 글에서 밝혔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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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용을 총평하자면 1) 구닥다리 사용자 인터페이스, 2) 너무 깊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스텝, 3) 시스템 불안정, 4) 터치 스크린 입력 인식 부정확성등의 문제가 있지만, 이런 사소한 문제점에 비해 타항공사 시스템에 비해 차별화된 훌륭한 사용자 경험-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컨텐트를 볼 수 있는 경험, 컨텐트의 풍부함-을 제공한다는 큰 장점이 있으므로 별 네 개를 주고 싶습니다.

★★★★☆

이상으로 대한항공 국제선 AV 시스템 첫번째 리뷰를 마칩니다. 다음에는 항공정보, 게임, 음악 듣기 기능, 어린이 세상에 대해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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