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 일상화된 시대에 걸맞는 조직 구조로 바꾸라!

Posted at 2008. 2. 19. 04:46 // in 사회동향 // by 김윤수


제목이 너무 거창하네요. 혹시라도 거창한 제목에 낚인 분들이 있다면 죄송하지만,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고 장담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가 보겠습니다.

제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과제는 보고 단계가 4단계입니다(자세한 건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네요. 적당히 상상하시면서 해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 그 보고를 2주마다 한 번씩해야 하고, 보고 단계가 3단계인 것은 한 주마다 한 번씩해야 합니다. 얼마나 낭비되는 시간이 많을지는 자명합니다.

중복 보고 단계

중복 보고 단계

왜 낭비되는 시간이 많냐고요 ? 각 단계를 올라갈 때마다 보고 받는 분의 의견을 반영해가면서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각 단계별로 보고 받는 분들의 생각이 서로 다릅니다. 보고하고 난 후에 윗분들이 했던 얘기를 해석하는 입장도 다 다릅니다. 결과는 별로 일관성이 없는 과제 진행으로 귀착됩니다. ㅠ.ㅠ 게다가 각 단계별 보고 자료를 만드는 건 왜이리 어려운지. 각 단계를 올라갈 때마다 각 단계별 보고자들이 보고 자료를 만들면 좋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각 단계별 보고자들이 보고할 자료를 결국은 제일 말단에 있는 실무 책임자가 작성해야 합니다. 실무 책임자가 자신의 생각대로 과제를 수행할 수가 없습니다. 보고하는 사람의 앵무새가 되어 그 사람의 시각에 맞게 보고자료를 만들어 내야합니다. 정말 복장 터지는 일이죠.

윗분들 생각이야 각 단계별로 올라가면서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이 반영되어 과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는 것이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는 보고단계에서 위에서 두번째인 분과 면담이 있었는데, 과제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냐고 묻기에 보고가 너무 많다고 했더니 4단계짜리 보고 회수를 줄이겠다고 하더군요. 보고가 너무 많다라고 했던 건 위에서 두번째인 그 분에게 보고하는 것을 없앴으면 좋겠다는 뜻이었죠. 그럼 매주 보고하는 3단계짜리 보고를 할 필요가 없게 되니까요. 그리고, 4단계짜리 보고 단계를 줄여서, 보고단계 중간에 있는 분들께 동시에 바로 보고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이었는데 말입니다. 보통 문제점을 얘기하면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걸 깨닫질 못합니다. 윗사람 잘못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그분은 개념을 상실한 듯 보이고 저는 어이 상실했습니다. ㅠ.ㅠ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옛날에 저희 회사 CEO였던 분이 얘기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연구 결과가 경영 기여를 하지 못하면 돈을 불사르는 짓이다" 바로 이런 게 돈을 불사르는 짓이죠.

이런 비생산적 비용은 수직적인 조직구조에 기인합니다. 조직구조 자체를 수평적으로 바꿔야만 이런 불필요한 비용이 없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더뎠던 옛날에는 수직적 조직 구조가 힘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관리자가 올라가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들이 조직의 궁극적인 산출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처럼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빨라질 경우에는 그 경험이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여지가 많습니다. 그 경험은 이미 철지난 지식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혁신이 일상화된 시대에 걸맞는 조직은 수평적인 구조를 가져야합니다. 수직적 조직 구조로는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어떤 회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위기의식을 갖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제대로된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조직 구조부터 수평적으로 바꾸어야 하겠지요. 조직의 정보 구조와 IT구조도 이런 수평적 조직 구조에 맞게 정비되어야 합니다.

이 글을 다 쓰고 났더니 buckshot 님의 무용지식의 함정이라는 글이 떠오르네요. 엘빈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읽어 보진 않았습니다만 기회가 되면 꼭 읽어 봐야겠습니다.

부의 미래(반양장본) 상세보기
앨빈 토플러 지음 | 청림출판 펴냄
『미래쇼크』『제3의 물결』을 통해 일찍이 지식기반 사회의 도래를 예견했던 세계적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그가 15년의 침묵을 깨고, 다가오는 제4물결과 그로 인해 도래할 새로운 부 창출 시스템을 예견하고, 경제에서 사회제도, 비즈니스부터 개인의 삶까지 미래 세계를 조명한『부의 미래』로 돌아왔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미래의 부(富)가 어떻게 변화하고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견해본 책이다. 단순히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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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외계인 마틴

    2008.02.19 06:31 신고 [수정/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굉장히 사실감있게 잘 써주셔서 읽기가 편했고 이해도 쉬웠습니다.^^
    아직 다른 포스트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 글 하나만으로도 김윤수님의 블로그를 짐작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구독신청하고 갑니다.
    (그런데 맨 아래 구독버튼을 새창으로 설정해 주심이 ^^)

  2. Read&Lead

    2008.02.19 06:59 [수정/삭제] [답글]

    멋진 포스트 잘 보았습니다. 김윤수님 덕분에 무용지식을 다시 한 번 리마인드할 수 있는 시간도 가졌네염~

    PS. 그리스인마틴님 구독이 많이 늦으셨습니당~ ^^

  3. 지킬박수

    2008.02.19 15:58 신고 [수정/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수직 구조를 어떻게 수평 구조로 바꿀 수 있을까요? 특히, 조직이 커가면 아무래도 수평 구조를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윤수

      2008.02.19 19:50 신고 [수정/삭제]

      조직이 커지면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수평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협업툴을 사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Wiki, TRAC, SVN, News Service, Messenger, 지식검색엔진 등을 활용해서 활발할 Communication 이 일어나고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수평적인 조직 구조의 예는 구글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구요. ^^

  4. violino

    2009.06.25 16:09 [수정/삭제] [답글]

    전 미국에서 회사를 다녀서 그런지 보고 체계가 상당히 다릅니다. 이 회사에선 (적어도 연구소에선) 모든 결재("Review")가 팀단위로 이루어집니다. 윤수씨 예전에 ISO9001 했던것 기억나지요? 그땐 각 부서의 담당자 한명이 Review를 하는식으로 해서 부서별 interaction을 정의했었잖아요. 여기 와서 보니깐, 실제론 각 절차별로 Review를 할 팀을 먼저 정의합니다. 어떤 팀엔 3명 어떤 팀엔 10명도 있을 수 있지요. 그리고, Review는 모든 팀원이 sign off해야만 종결이 됩니다. 물론 이런 Review는 반드시 Review meeting을 수반해야 하고, 거기서 각 팀원들간에 격론이 벌어지곤 하죠.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이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서야 모든게 결정이 되더군요. 재미있는건 어떤 팀은 cross-functional이란 거예요. 예를들어 Software 개발팀에서 몇명, Mechanical engineer 몇명, QA팀 몇명, Legal팀에서 몇명 등등 다양한 팀에서 사람을 정해서 review를 진행시키죠. 어떤 면에선 윤수씨가 경험한 수직적 구조보다 훨 시간도 많이 들이고, 절차도 복잡할 수도 있어요. 그 대신 실무자들 위주로 review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좀더 현실적인 토의를 할 수 있죠.
    미국 회사에 와서 놀란것 한가지를 더 이야기하면, 여긴 심지어 채용 과정에서도 Senior manager가 아닌 같이 일할 팀원들이 대부분의 면접을 진행하고, 그 후 hiring manager와의 토의를 통해 채용을 결정합니다. 수평적이다 못해 flat 한 의사 결정 구조라고나 할까요?
    윤수씨의 수평적 조직에 대한 reference로 잠시 이야기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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