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서비스 업체에 제안한다: 댓글 통합 서비스

Posted at 2007. 8. 17. 02:19 // in 블로깅 // by 김윤수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다른 블로거분들의 글을 읽고 나서 적극적으로 댓글을 많이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댓글을 적극적으로 쓰는 분들이면 더욱 필요성을 크게 느끼시겠지만, 내 댓글이 "어딘가"에 다 모아져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자주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댓글에 대한 댓글이 달렸을 때도 그 "어딘가"에 모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종종 하게 될 것입니다.

블로그에 발행된 글들도 가치 있는 글이지만 그 글에 반응하며 자신의 생각 또는 의견을 표현한 댓글도 하나의 가치 있는 글일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 댓글은 댓글의 원저자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함부로 다뤄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가장 손쉬운 예가 해당 블로거에 의해 아무런 통보 없이 삭제되는 경우이겠지요. 또는 해당 댓글이 달렸던 원문을 해당 블로거가 어떤 이유에서든 삭제하게 되면 댓글도 같이 사라져 버립니다. 심지어 태터툴즈와 티스토리에는 블로거가 다른 사람이 쓴 댓글도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약간은 개념 상실의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짧은 법적 지식밖에는 없지만 법적으로 엄밀하게 따지자면 댓글의 저작권은 댓글을 단 사람에게 있으므로 해당 댓글을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인용하거나 수정하거나 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댓글이 댓글 저작권자가 실질적 관리 권한이 미치지 못하는 다른 사람의 블로그 또는 게시판 또는 웹 싸이트 등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매우 함부로 다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랙백(엮인글이라고도 합니다)이라는 것도 생겨났습니다. 일종의 댓글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남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기는 댓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랙백은 개념도 이해하기 어렵거니와 사용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우선 트랙백은 트랙백을 달고 싶은 글에서 트랙백 주소라는 것을 알아낸 후에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또는 글을 쓴 후에 원래의 글에서 알아낸 트랙백 주소를 입력해야만 트랙백을 걸 수가 있게 됩니다. 트랙백 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상당히 귀찮은 작업입니다. 저처럼 IT에 종사하는 사람도 상당히 불편해하는 기능이지요. 불편하기 때문에 같은 트랙백을 두번 보낸다던지 하는 실수도 종종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트랙백은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트랙백을 걸려고 하면 에러가 나는 경우가 상당히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트랙백을 걸고 싶은 블로그가 설치형 블로그 툴을 쓰는 경우에 자주 발생하더군요. 트랙백의 단점 중 다른 하나는 아무래도 정식 블로그 글로 쓰는 만큼 간단한 댓글을 트랙백으로 달기에는 쪼~금 거시기 합니다(전라도 사투리네요. 이 '거시기'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는 듯해서 ^^).

이상으로 보건데 댓글 문제를 해결해 주기에 트랙백은 해결책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의 댓글에 대한 댓글이 이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서비스로는 WordPress 의 댓글 RSS 기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댓글의 목록 자체를 RSS 피드로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자신의 댓글에 대한 댓글이 달리는 것이라던지 원래의 글에 대해 댓글을 통해 어떤 논의가 이루어지는지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자신이 다는 댓글마다 RSS 피드를 등록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너무 귀찮은 일입니다. 더더군다나 댓글이 마음대로 삭제돼서 사라져 버리거나 마음대로 수정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댓글 문제에 대한 다른 해결책으로 태터툴즈나 티스토리에 있는 댓글 알리미 서비스가 있습니다. 아래는 제 블로그에서 확인한 댓글 알리미 서비스 화면입니다.

댓글 알리미 서비스 화면

댓글 알리미 서비스 화면


보시다 시피 제가 다른 블로거의 글에 단 댓글과 그에 대한 답변이 한 화면에서 보입니다.

이 서비스가 제가 제목에서 언급한 댓글 통합 서비스에 가장 근접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댓글 알리미'서비스도 태터툴즈만의 반쪽짜리 해결책일 수 밖에 없습니다. 즉, 태터툴즈나 티스토리 기반 블로그에 남긴 댓글만 '댓글 알리미' 서비스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블로그에 남긴 댓글은 전혀 나타나질 않습니다. 솔직히 티스토리나 태터툴즈 기반 블로그 말고도 얼마나 많은 블로그 서비스들이 있습니까 ? 퍼센트로 따진다면 아직까지도 티스토리나 태터툴즈가 그리 많은 비율일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댓글은 블로거들 그리고 블로거의 글을 읽는 분들간의 일종의 소통방법입니다. 그러한 댓글이 쌓인다면 그건 자신이 세상과 소통한 역사가 될 것입니다. 이런 소중한 소통의 역사가 여기저기 흩어져서 결국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다는 게 저는 너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 블로그에 글이 하나 하나 쌓여 가는 것도 즐겁지만 제 블로그의 관리자 페이지에서 '댓글 알리미' 서비스에 댓글들이 쌓여 가고, 그에 대한 답변들이 쌓여 가는 것이 무척이나 흐뭇하더군요. 메타 블로그에서 이런 저런 블로그의 글을 읽으면서 댓글을 남기고 싶은 곳에 댓글을 남긴 후 나중에 와서 댓글에 대한 답변이 있을 때면 제 블로그에 쓴 글에 대한 댓글이 달렸을 때보다 더 기쁘더군요. 그 글을 쓴 블로거와 제가 소통했기 때문이랄까요 ?

그래서 저는 블로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회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하고 싶습니다.

  1. 모든 블로그 서비스들은 표준화된 댓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 주십시오. 즉, 댓글을 단 사람이 어느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던지 상관없이 그 댓글이 댓글을 단 사람의 블로그에도 복사본이 전달되도록 해 주십시오.
  2. 댓글에 대한 답변이 달렸을 때도 그 답변이 댓글을 단 블로거에게 복사본이 전달되도록 해 주십시오.
  3. 블로거에게 자신의 글에 대한 댓글을 삭제할 권리는 줄지라도 수정할 권리는 주지 마십시오.
  4. Playtalk 또는 me2day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는 댓글 통합 서비스를 위한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댓글과 같은 짧은 글들이 모여 일종의 소통의 기록처럼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1,2와 같은 댓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 주십시오.
  5. 모든 블로그 서비스는 In-Place 트랙백을 지원해 주십시오. 즉, 다른 블로거의 글에 댓글을 쓸 때, 댓글을 다는 사람의 블로그가 아닌 바로 원문이 있는 그 블로그에서 트랙백 옵션을 주면 일반 댓글이 아닌 트랙백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블로그 서비스들이 서로 표준화된 BlogAPI를 이용한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댓글 통합 서비스에 대한 블로거 여러분들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다양한 의견을 주셔서 블로그스피어에 공론화시켰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블로그스피어에 공론화시키기 위해 다음 블로거뉴스에 이슈트랙백으로 발행합니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