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가 ?

Posted at 2007. 11. 14. 12:37 // in 구글이야기 // by 김윤수


구글이 인터넷상에서 매일 화제를 뿌리고 다니며, 항상 언론을 주목을 받는 소위 잘 나가는 기업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말 대신 그림 몇 장으로 그 실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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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전체 검색 점유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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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분기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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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분기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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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분기 점유율

보시다시피 네이버가 부동의 1위이고, 나머지는 거의 도토리 키재기입니다. 올해 3분기 들어 엠파스, 네이트 등을 따돌리고 4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야후가 계속해서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다행인 것 같습니다.

구글 팬들인 분은 모두 놀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 데이터들을 보기 전까지는 그래도 한 5%는 되겠지 싶었습니다. 1% 대는 충격적인 수치이더군요.

그렇다면 왜 구글은 한국에서 이렇게 지고 있을까요 ? 저는 구글이 이기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싶습니다.

1. 마케팅을 소흘히 하고 있습니다.

다음 기사를 보면 구글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시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구글, 한국시장 진출전략 뭘까? - 전자신문 : 전자신문

2005년 말경에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입니다. 그 때쯤에는 이미 네이버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이미 한국 내 시장을 석권한 후였기 때문에 구글이 들어와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에는 너무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일정 정도의 마케팅은 했을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은 거의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구글은 미국 시장에서는 특별히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검색 엔진 자체 성능과 풍부한 데이터로 인해 사람들이 알아서 몰려들었기 때문에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었으나, 한국 시장은 상황이 전혀 달랐으므로 훨씬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합니다.

2. 한국관련 데이터가 너무 부족합니다.

최근 웹 2.0의 특징 중 하나가 Intel Inside 가 아닌 Data Inside 입니다. 즉, H/W Platform 또는 OS 또는 S/W 가 핵심 차별화 요소가 아니라 서비스에 담긴 데이터가 핵심 차별화 요소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막상 네이버, 다음, 야후, 구글, 엠파스 등에서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고 제공되는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1위 답게 네이버가 가장 충실합니다. 이에 비하면 구글은 클릭하고 싶은 정보가 제공되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특히나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정보는 더더군다나 그렇습니다.

저는 IT에 종사하는 사람이지만 생활 관련 정보, 예를 들어, 교통 정보, 지역 정보, 쇼핑 정보 등은 거의 항상 네이버를 찾아갑니다. 업무와 관련하여 기술적인 정보를 찾을 때만 구글을 찾아갑니다. 제 주변 사람들도 첫번째로 찾아가는 검색 엔진은 거의 네이버이더군요. 제 주변 사람들이 모두 IT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이런 경향이 시사하는 바가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IT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구글이라는 존재를 알고 있을 것임에도 구글을 먼저 찾지 않는다는 것은 그 만큼 구글이 원하는 결과를 주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검색은 거의 모든 사람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정보가 넘쳐 나는 세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서 항상 먼저 하는 일이 검색이 되었습니다. 잘 아는 사람에게 묻기 전에 검색 엔진에게 물어 보는 세상이 된 것이지요. 그럼에도 구글은 한국내 다양한 사람들의 일생 생활의 필요를 채워줄만한 데이터가 아직도 너무 부족합니다.

구글이 얼마나 한국 관련 데이터가 없는지는 구글 맵을 통해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은 구글 맵에서 'Seoul'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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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 서울 검색 결과

보시다시피 한국에 대한 맵 정보가 전무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구글 맵과 구글 어스가 연동되는 다양한 Mashup 서비스들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림의 떡인 것입니다.

3. 통합 검색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 네이버뿐 아니라 대부분의 검색 서비스가 통합 검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글은 아직도 통합 검색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구글도 물론, 언론에는 통합 검색을 제공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상 사용자들이 보기에 달라진 건 거의 없어 보입니다. 다른 검색 엔진들처럼 통합 검색 결과를 영역별로 나눠서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영역의 검색 결과들이 서로 섞여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원더걸스'를 여러 검색 엔진에서 검색할 결과를 비교해 본 것입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검색 엔진 성능을 떠나서 구글의 검색 결과는 너무 빈약해 보입니다. 그리고,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거의 표준이 되다 시피 했기 때문에 네이버에 익숙한 사람들은 영역별로 빠르게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 갑니다. 그런데 구글은 그런 사람들에게 너무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우리 정서와 맞지 않다"고 표현하더군요.

두번째 문제에서 밝힌 바와 같이 구글은 한국적인 데이터가 부족한데 덧붙여 한국내 검색 엔진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역별 통합 검색 표시를 채택하지 않고 있어 사용자들이 마치 데이터가 잘 조직화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야후 검색 엔진의 경우 미국에서는 구글과 비슷한 형태의 결과를 보여주지만 유독 국내에서만 네이버와 비슷한 형태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야후 코리아가 국내 실정에 맞게 지역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구글은 어떤 이유에서건 한국 내에서 이런 지역화 노력을 거의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두번째 문제인 한국적인 데이터가 없다는 것도 결국은 지역화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글은 이러한 문제점을 자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에 대응함으로써 한국내의 웹 생태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희망합니다. 지금처럼 네이버의 지배력이 너무 강하여 경쟁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혁신 속도가 늦춰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상으로 구글이 한국 내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제 나름대로 분석해 봤습니다. 여러분은 왜 구글이 한국에서 성공하고 있지 못한다고 생각하는지 트랙백이나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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