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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MP3 플레이어를 버려라 - MP3 파일 비호환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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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밝힌 대로 국내 모든 MP3 플레이어 사용자들에게 MP3 플레이어를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왠 뚱단지같은 소리냐고 반문하실 분이 많을 줄로 안다.

이렇게까지 과격한 표현을 하게 된 건 바로 디지털저작권관리(Digital Rights Management; 이하 DRM) 기술 때문이다. 그럼 이 DRM과 MP3 플레이어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 ? 물으신다면 여러분이 돈 주고 산 음악 파일을 다른 사람에게 맘대로 복사해주지 못하게 하기 위한 기술이라고 밝혀야 겠다. 솔직히 디지털권리보호라는 건 사용자를 위한 기술이라기 보다는 생산자-음악에서는 작곡가, 가수, 음반사, 음반기획사 등-를 위한 기술이다.

맘대로-다시 말해 거의 0의 비용으로-복사할 수 있다면 생산자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서 음악을 생산해 놓아도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그 음악 파일이 퍼져버리고, 그럼 돈을 받고 팔 수가 없어지게 때문이다. 옛날 인터넷이 없던 시절 또는 56Kbps 모뎀으로 인터넷을 접속하던 시절-편의상 아날로그 시절이라고 하자-에는 이런 것들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왜냐면 복사 비용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자. 오디오 테잎을 복사하려면 오디오 테입 재생 시간만큼 걸린다. CD 도 다른 사람에게 복사해 주려면 CD를 가지고 와서 CD Writer 기로 복사해야 했다. 세상에 CD Writer 기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56Kbps 모뎀으로 다운로드 받으려면 그 시간이 얼마며 모뎀 사용 비용이 얼마나 될까 ? 그 옛날 아날로그 시절에는 복사 비용 자체가 컸기 때문에 DRM 이란 기술이 별로 필요하지 않았다. 결국 컨텐트의 디지털화와 인터넷이 접목되어 생산자에게 있어서는 거의 악몽과도 같은 세상이 온 것이다. 생산자입장에서 이런 세상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DRM 이었다. 기술적으로는 DRM, 법적으로는 소송이었다.

그런데,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DRM 처럼 요물스러운 것도 없다. 내가 내 돈주고 산 걸 내 맘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삼성 MP3 플레이어 사서 삼성 Yepp 싸이트에서 산 MP3 파일을 MP3 플레이어랑 PC에서 잘 듣다가 LG Music 휴대폰에 넣어서 들을 수 없고, 나중에 iPod를 산 다음에 그 MP3 파일들은 들을 수가 없게 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안된다. 더 웃긴 건 삼성 Yepp에서 산 MP3 파일을 삼성 Anycall 휴대폰에서 들을 수 없다. 이 정도면 정말 개그다. 친구한테 MP3 파일 빌려 주는 것? 당연히 안 된다. 이 얼마나 뭣 같은 상황인가? 옛날 오디오 테입 시절에는 그냥 오디오 테입 들어가는 아무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내가 산 오디오 테입 들을 수 있었다. 친구한테 오디에 테잎 빌려 주는 것? 당연히 됐었다. 디지털 시대는 아날로그 시대보다 더 편해야 하는 거 아닌가 ?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눈치챈 MP3 플레이어 제조사들-애플, 삼성 등등-은 사용자들이 산 MP3 파일을 CD로 구울 수 있도록 해주긴 한다. 근데 CD Writer 를 잘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나 ? 잘 쓸 수 있는 사람이라도 CD로 구우려면 귀찮은 데다가 다시 그걸 MP3 파일로 빼려면 정말 귀찮다. 이건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하게 하는 못된 방법이다.



음악 생산자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 하더라도 이건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Don't be evil"이라고 외치는 구글이 한 없이 차.카.게. 느껴진다. 정말로~ 더 갑갑한 건 사용자들이 이런 상황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갈수록 사용자들의 권리가 제약 받고 있는데도 국내 사용자들은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상상해 보라. 그 동안 수 많은 돈을 주고 샀던 음악들을 새롭게 산 MP3 플레이어에서 들을 수 없다면 어떻겠는가 ?

이제 국내 사용자들도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직시할 때가 된 것 같다. 국내 사용자들도 사용자의 권리를 되찾을 때가 왔다. 유럽 소비자 단체에서는 조직적으로 애플의 폐쇄적인 DRM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기사: '애플 유감' 유럽이 뭉쳤다 - 아이튠스 MP3 파일 호환성 높여라

유럽에서 애플의 폐쇄적인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정책에 대한 반발이 조직화 양상을 띄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노르웨이와 독일, 프랑스 소비자 단체들이 연대해 애플 아이튠스 뮤직스토어에서 판매하는 MP3 파일의 호환성을 높여줄 것을 공동 촉구하기로 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는 한 발 더 나아가서 의회가 나서서 호환성 없는 DRM은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단다.

관련기사: 호환성없는 DRM, 이제 법으로 금지

프랑스 의회는 전에 말했던 대로 상호 운영할 수 없는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DRM은 음악과 다른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제어하는 방법이다.

Dadvsi 법은 MP3 플레이어와 내려받는 서비스가 상호 운영할 수 있도록 강제하고, 장치를 구매하는 사람이 더 이상 자신의 음악을 재생할 수 없도록 금지한다. 따라서 애플은 경쟁 음원 플레이어 회사들과 호환될 수 있도록 아이튠즈에서 구매한 음악에 대한 기술 정보를 공급해야 한다.

자신이 산 음악을 어느 기기에서나 들을 수 있어야 하는 건 사용자의 상식적인 권리이다. 음악 생산자들이나 기기 제조사들은 이점을 알야야 한다. 지금처럼 서로 상호운용되지 않는 상태에서 음악을 더 이상 팔려하지 말라. 제발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DRM 기술을 아예 쓰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요즘 어떤 곳은 아예 DRM을 쓰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있지만...(관련기사: DRM없는 MP3로 승부) 사용자 입장을 고려한 DRM 기술을 쓰라는 얘기이다.

박성수씨처럼 블로그 1인 시위(관련기사: 블로거 박성수씨, 52일째 온라인 1인 시위)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올브로그에 트랙백모임 [IT/컴퓨터] 서로 호환되지 않는 MP3 파일 이대로 좋은가? 로 등록했으니 MP3 플레이어 사용자 분들 열심히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사용자의 힘을 보여줄 때이다.

이제 제목이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다. MP3 플레이어를 쓰지 않고, MP3 음악 파일을 구매하질 않아야 음악 생산자들과 기기 제조사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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