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이 DRM-Free Music을 원한다 ?

Posted at 2007. 2. 8. 02:01 // in IT동향 // by 김윤수


2월 6일자 Apple Hot News를 보면 Steve Jobs 가 "Thoughts on Music" 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iPod와 DRM 문제에 대한 여러 이슈에 대한 Apple의 입장을 표명한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원문: Apple - Thoughts on Music

대강 정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1. 현재 iPod는 DRM-free MP3 파일을 Play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To begin, it is useful to remember that all iPods play music that is free of any DRM and encoded in “open” licensable formats such as MP3 and AAC"

(솔직히 지금까지 나온 MP3 플레이어치고 DRM-free MP3 파일 재생못하는 거 하나라도 있으면 알려 줬으면 좋겠다. 기기 제조사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만든다)

2. 세계 음악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4대 음악 배급 업체인 Universal, EMI, Sony BMG, Warner 는 Apple 에게 Internet 을 통해 음악이 마음대로 퍼지지 못하도록 보호를 해주고, 보호 장치가 깨질 경우 굉장히 빠르게 대처해 줄 것을 요청했다.

"Since Apple does not own or control any music itself, it must license the rights to distribute music from others, primarily the “big four” music companies: Universal, Sony BMG, Warner and EMI. These four companies control the distribution of over 70% of the world’s music. When Apple approached these companies to license their music to distribute legally over the Internet, they were extremely cautious and required Apple to protect their music from being illegally copied. ...... However, a key provision of our agreements with the music companies is that if our DRM system is compromised and their music becomes playable on unauthorized devices, we have only a small number of weeks to fix the problem or they can withdraw their entire music catalog from our iTunes store."

3. 현상황에 대한 세가지 대안 중 첫번째: 현재대로 계속가자. 어차피 현재 iTunes Store 팔리는 음악은 전체 음악 소비량의 3%에 지나지 않으므로 Apple의 DRM 에 의해 사용자가 Apple Player에 Lock-In이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The first alternative is to continue on the current course,  ...... Today’s most popular iPod holds 1000 songs, and research tells us that the average iPod is nearly full.  This means that only 22 out of 1000 songs, or under 3% of the music on the average iPod, is purchased from the iTunes store and protected with a DRM. The remaining 97% of the music is unprotected and playable on any player that can play the open formats.  Its hard to believe that just 3% of the music on the average iPod is enough to lock users into buying only iPods in the future.  And since 97% of the music on the average iPod was not purchased from the iTunes store, iPod users are clearly not locked into the iTunes store to acquire their music."

4. 두번째 대안: Apple이 FairPlay DRM을 다른 회사에게 License 를 해줘야 할까? 그럼 아마 FairPlay DRM의 Secret가 깨져서 순식간에 iTunes Store에서 산 음악이 승인되지 안은 Device에서도 Play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상황을 수습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이다. 2. 번에서 세계 4대 음악 배급 업체가 요구했던 것을 기억해 봐라. 요즘 MS도 closed DRM 으로 가더라.

"The second alternative is for Apple to license its FairPlay DRM technology to current and future competitors with the goal of achieving interoperability between different company’s players and music stores. ...... An equally serious problem is how to quickly repair the damage caused by such a leak. A successful repair will likely involve enhancing the music store software, the music jukebox software, and the software in the players with new secrets, then transferring this updated software into the tens (or hundreds) of millions of Macs, Windows PCs and players already in use. This must all be done quickly and in a very coordinated way. Such an undertaking is very difficult when just one company controls all of the pieces. It is near impossible if multiple companies control separate pieces of the puzzle, and all of them must quickly act in concert to repair the damage from a leak. ...... Microsoft’s recent decision to switch their emphasis from an “open” model of licensing their DRM to others to a “closed” model of offering a proprietary music store, proprietary jukebox software and proprietary players."

5. 세번째 대안: DRM을 완전히 폐기해 버리자. 누가 Universal, Sony BMG, Warner, EMI를 설득해서 DRM 안 쓰게 해주면 나도 기끼어 DRM 안쓰겠다.

"The third alternative is to abolish DRMs entirely. ...... In 2006, under 2 billion DRM-protected songs were sold worldwide by online stores, while over 20 billion songs were sold completely DRM-free  and unprotected on CDs by the music companies themselves. ...... Much of the concern over DRM systems has arisen in European countries.  Perhaps those unhappy with the current situation should redirect their energies towards persuading the music companies to sell their music DRM-free"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Universal, Sony BMG, Warner, EMI를 누군가 설득해서 DRM-free로 하기 전까지 우리 이대로 장사하게 내버려 둬!" 라고 말하는 것과 같네요.

말은 그럴듯 하지만 지금 장사 잘하고 있으니, 우리는 현재 상황을 전혀 바꿀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의견을 밝히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현재 iTunes Store 에서 판매되는 음악이 전체 음악 시장의 3%밖에 안된다고 하는 것은 거의 믿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왜냐면 우리나라 2005년 기준으로 이미 온라인 음악시장이 오프라인 음악시장을 월등히 넘어섰습니다.



관련글: 온라인 음악시장, 5년 새 10배 성장「이젠 5000억」

Steve Jobs가 말한 통계는 iPod 기기만을 기준으로 말한 것이기 때문에 신빈성이 떨어지며, 그 통계를 믿는다고 하더라도 향후 특정 기기에서만 들을 수 있는 DRM을 채용한 음악 판매가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현재 문제가 없다고 향후에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DRM 을 문제삼는 사람들은 현재를 문제 삼기도 하지만 가까운 미래를 더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음악 판매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2006년 Apple Annual Report 56페이지를 보아도 느낄 수 있습니다. 56페이지 일부를 캡쳐해서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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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의 매출이 iTunes store 매출을 반영하고 있고, 제일 오른쪽부터 2004년 2005년 2006년 순입니다. 그리고, %는 증가율을 나타냅니다. 278, 899, 1885로 그 증가률이 대단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여러분이 가지고 음악 파일 중 3%만 DRM 걸린 것들인데,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2~3년이 지나는 사이에 30%, 40% 정도까지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 그때도 다른 기기로 옮아 갈 수 있을까요 ? 30%, 40%에 이르지 않더라도 3% 숫자가 파일 개수 측면의 비율이지 구매 비용의 비율이 아닐 수 있습니다. 구매 비용 측면에서는 이 3%가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입니다. 공짜로 다운로드 받아서 보유하고 있는 음악도 상당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짜로 다운로드 받은 것은 다른 기기로 옮길 수 있는데, 자신이 돈 주고 산 음악을 다른 기기로 옮길 수 없다면 여러분은 망설이지 않겠습니까 ?

관련 자료: Apple Annual Report

2. 두번째 대안에 대한 반박: DRM Interoperability를 위해서 꼭 Apple이 DRM을 다른 회사에 License 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DRM 들이 호환성될 수 있도록 중개해 주는 기술이 여러 가지 개발 중에 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SUN Microsystems 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DReaM 이라는 기술입니다.

관련 링크: Open Media Commons

이 외에도 ETRI는 EXIM 이라는 기술을 개발하여 국내 표준으로 건의하였고, 최근 정통부에 의해 DRM 문제 해결을 위해 이동통신사에 채용하도록 권고된 상태입니다. SKT는 이를 따르지 않아 과징금을 부과 받기도 했습니다.

관련 링크:
  ETRI, DRM 연동기술 표준화 시동
  DRM도 소비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SKT MP3폰 지배력 남용" 공정위, 3억 3천만원 과징금

여기에서 제가 제시한 기술을 쓸 경우 각 회사가 나름의 DRM 기술을 쓰므로 하나의 DRM 기술을 쓸 때보다 보호 측면에서 안전합니다. 만약 모든 DRM이 무조건 FairPlay로 통일되면 애플이 말한 그런 상황이 생기겠죠. (참조: It is near impossible if multiple companies control separate pieces of the puzzle, and all of them must quickly act in concert to repair the damage from a leak) 그렇지만, 위에 제시된 기술을 사용할 경우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왜냐면 DRM이 여러 기술이 사용되되 서로 호환되게 된다면 DRM을 hacking 하는 사람이 모든 DRM을 해킹하기는 힘들어지고, 또 해킹되더라도 해킹된 DRM 기술을 사용한 회사만 대응하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3. 세번째 대안에 대한 반박: DRM을 아예 없애자라고 하는 것은 현재 DRM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차라리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식의 책임 회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Apple 도 DRM-free Digital Music을 원한다면 Apple 도 당연히 나서서 네 회사를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그런 행동을 전혀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현재 상황이 절대적으로 Apple 에게 유리하기 때문이겠지요. 만약 애플이 정말 DRM-free를 원한다면 원래 글에 적어도 공개적으로 4개사에 DRM-free를 요청하는 문구를 넣었어야겠지요. 그렇지만 그런 말은 넣지 않고, 유럽쪽에서 자신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비난하기 보다 그 4개사를 설득해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자기네들은 전혀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냥 Apple 이 우리는 돈 잘 벌고 있어서 지금 이대로 갈래라고 솔직히 말한다면, 뭐 역시 장사 잘 하는 애들이구나 할텐데. 자기네들은 DRM-free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현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하나도 취하지 않는 것을 보면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밖에는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Apple 에게 한 마디 해 주고 싶습니다.

"솔직해 지자~"

관련 트랙백 모임: 서로 호환되지 않는 MP3 파일 이대로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