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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업체가 애플을 따라 잡기 힘든 이유 3가지에 대한 반박
Posted at 2007. 7. 4. 00:35 //
in IT동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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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올린을 통해 다음글을 보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아 몇 자 의견을 남기고자 한다.
(제가 참조한 아래 글의 제목은 한국 업체가 아이폰을 따라잡기 힘든 이유 3가지라고 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논리는 삼성전자,LG전자가 *애플*(아이폰이 아니라)을 따라잡기 힘든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개 스마트폰 하나를 가지고 너무 비약해서 논리를 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래의 제 의견을 피력한 것입니다. 아이폰 한 모델로 휴대폰 시장이 바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저의 글을 스마트폰 시장이 아니라 휴대폰 시장 전체에 대해서 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고 두고 읽으시면 제 논리를 더 잘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원 제목이 "한국 업체가 아이폰을 따라 잡기 힘든 이유 3가지에 대한 반박"이었는데 *애플*을 따라 잡기 힘든 이유로 바꾸었습니다. 제 논지를 명확하기 위함입니다.)
- 한국 업체가 아이폰을 따라잡기 힘든 이유 3가지
- 아이폰이 시장이 나온지 며칠 되지도 않았지만 이번 주말까지 50만대를 판매한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도 이렇게까지 아이폰의 브랜드 파워가 높아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존의 애플의 사업 과정들을 지..
위 글의 필자는 사업 모델과 파트너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애플은 이미 아이팟, 애플TV등을 기반으로 영어권의 유수의 업체들의 음악, 영상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러한 CP 업체들과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 (중략)... 아직까지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세계 유수의 컨텐츠 회사들을 사업 파트너로 협력해본 경력도 없고 그렇게 사업 모델을 가진 사례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제조사이기 때문이다"
이 글의 필자는 아이폰의 사업 영역이 마치 컨텐트 서비스 사업 영역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실상 아이폰의 사업 영역은 이동 전화 서비스 영역이지 컨텐트 서비스 영역이 아닌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삼성전자와 LG 전자는 이미 이동 전화 서비스 영역의 절대 강자인 서비스 제공자들을 대상으로 Nokia, Motorola, Sony-Ericsson 등과 경쟁하며 지금까지 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이고, 애플은 이 사업 영역에 갖 진입한 초짜이다.
애플이 처음 아이폰 출시 계획을 발표했을 때, 그들의 목표를 전세계 시장의 1%로 발표했었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용자들이 도대체 몇 %가 될 것 같은가 ? 정말 애플이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폰을 삼성전자나 LG전자보다 잘 만들려면 얼마나 걸릴까? 그리고 애플이 삼성전자나 LG전자만큼 대형 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잘 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
내가 보기엔 사업 모델과 파트너의 차이를 가지고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애플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앞뒤가 맞지 않아도 한참 맞지 않는 얘기라는 것이다.
지금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담당팀에서 아이폰에 대응하고 있지 싶다. 삼성전자, LG전자 전체가 대응하는 게 아닐 것이다. 아이폰은 끽해야 스마트폰 시장의 일부를 잠식할 것이다. 훨씬 더 쳐준다고 하더라도 일반폰 사용자들 일부를 스마트폰 시장으로 끌어올 것이다. 전화만 걸려고 일반폰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이폰은 여전히 쓰기 어렵고 복잡하고 필요 없는 기능도 많이 있고 그럴 것이다. 도대체 사진도 별로 찍지 않는 사람들에게 멀티 터치로 사진을 줌인, 줌아웃 하는 게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
아이폰의 선전은 대단하다고 쳐주고 싶지만 단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선전일 뿐이다. 너무 과대 평가하지 않길 바란다.
2.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의 수준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의 수준 측면에서의 위 글 필자의 의견에 일정 부분 동감하는 바이다. 그렇지만, 현재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인터페이스 설계 능력은 Nokia, Motorola 등의 글로벌 업체에 비해서 결코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모토로라 레이저폰이 출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에 혹해서 구매했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정말 쓰기 불편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현재 핸드폰의 인터페이스가 복잡한 이유의 상당 부분은 서비스 사업자들의 요구사항 때문이기도 하다. 서비스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달라고 제조사들에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스티브 잡스가 AT&T를 설득해서 자신들의 고유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협상력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iPod 를 출시할 때도 대표적인 음반사 다섯의 합의를 이끌어 내어 MP3파일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 올린 능력이 아이폰을 출시할 때도 그대로 적용된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애플은 그들의 디자인 철학을 AT&T의 간섭없이 끝까지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건 삼성전자나 LG 전자가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리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위 글 필자의 의견처럼 삼성전자, LG전자가 애플에 비해 단순히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 능력이 떨어져서 애플을 따라 잡을 수 없다라고 하기에는 논리의 비약이 심하다.
3. OS Platform 기술력의 수준 차이
위 글의 필자는 다음 질문에 대해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라면 답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1) 귀사는 OS X에 비교될만한 OS 플랫폼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가?
(2) PC용 OS보다 휴대폰용 OS 기술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솔직히 이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3) 두 개 이상의 이질적인 CPU위에서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을 위해 하나의 소스 버전만으로 개발하고 있는가?
(4) 하나의 제품을 위해서 어플리케이션과 OS플랫폼이 정말 정확하게 분리 개발이 가능한가?
(5) 현재 사용중인 OS플랫폼이 객체 지향적으로 재사용성과 확장성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6) 현재 사용중인 프로그래머 개발툴이 정말 생산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반대로 나는 질문하고 싶다. 여러분이 애플에 다닌다면 다음 질문에 답해 주길 바란다(스마트폰 시장이 아닌 휴대폰 전체 시장을 놓고 아래 질문의 의미를 해석해 보기 바란다)
(1) 귀사는 OS X 말고 다른 OS를 이용하여 휴대폰을 개발해 본 경험이 있는가?
(2) 휴대폰용 OS 기술보다 PC 용 OS 기술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3) 현재 생산중인 모든 휴대폰 CPU 의 종류는 몇 종인가? (ARM11 하나 아닌가 ?)
(4) 하나의 휴대폰 제품에 올라가는 S/W를 Firmware, Driver, OS와 Application 전 영역에 걸쳐 최적화해 본 적이 있는가?
(5) 현재 사용중인 OS X가 저가폰에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최적화되어 있는가?
(6) OS X 와 같이 개발툴이 잘 제공되는 OS 외에 다른 OS에서 휴대폰 S/W를 개발할 수 있는가?
애플은 위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모두 No라고 답해야 할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나 LG전자는 거의 100% Yes이다(제 주변에 삼성전자랑 LG전자 다니는 친구들 많이 있습니다. ㅋㅋㅋ). 휴대폰에 다양한 기능이 직접되고, 때로는 Multitasking 이 필요하고, CPU와 메모리도 갈수록 늘어나는 등 기존의 가벼운 OS 또는 간이 OS로는 고직접된 기능을 따라가기가 힘들어지는 시점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트렌드을 간파하고 모토로라도 UIQ를 인수했을 것이며, 삼성전자 및 LG전자등도 나름대로 리눅스를 이용한 휴대폰 OS Platform 확보 전략을 펴고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에 이미 리눅스 기반의 스마트폰을 출시한 경험이 있음을 주지하기 바란다.
이번 아이폰의 잠깐 동안의 성공으로 애플이 삼성전자나 LG전자를 추월한 것 같은 결론에 이르지 않기를 바란다. 단지 시작이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애플이 얼마나 다양한 폰을 내놓을런지, 각각의 폰들이 얼마나 휴대폰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받아들여질런지, 얼마나 다양한 사업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런지... 애플이 정말 휴대폰 시장 전체를 바꾸려면 이런 것들을 모두 이뤄나가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은 휴대폰 시장의 아주 일부일 뿐이다. 물론 이런 것들은 앞으로 휴대폰 시장의 재밌는 관전 포인트임에는 틀림 없을 것이다.
그러나 휴대폰 차별화의 핵심 요소가 "Content", "Interface", "Platform"인 것은 아니다. 단지 일부 요소일 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애플이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 따라가려면 앞으로 적어도 5년은 걸릴 거라 본다.
아이폰 하나 반짝 잘 팔리는 것으로 부하뇌동하지 말고, 우리 나라 업체들은 나름대로 실력을 쌓아 가야 하리라고 본다. 휴대폰 업체 경영진분들은 괜히 아이폰보고 휴대폰 개발자들 닥달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살인적인 환경에서 일하는 휴대폰 개발자들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답게 살아야 창조적인 아이디어도 나올 것 아닌가?
이상으로 아이폰에 관한 본인의 의견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