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Apple iPhone 이 뜰 것인가 ?

Posted at 2007. 1. 22. 21:39 // in IT동향 // by 김윤수


MacBoy님의 온 세계의 브로고스피어는 아이폰에 열광..글에서 보듯이 1/9일 오전부터 블로그스피어가 온통 iPhone 으로 들끓었습니다. 저도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여기 저기 뉴스 싸이트들을 봤더니 정말 말 그대로 난리더군요.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 생각에 iPhone 은 아직 iPOD와 같은 히트제품은 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1) 입력 장치가 기본 Cell Phone 기능에 적합지 않아, 처음에 그 Fancy 함을 보고 샀던 사용자들도 어색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고, 2) 배터리 시간이 너무 짧은 데다 교체할 수도 없기 때문이고, 3) Apple이 Targeting 하고 있는 사용자가 전체 Cell Phone 사용자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4) Cell Phone 유통 구조는 기존의 iPOD 유통 구조와는 또 딴판이라서 아무리 소매상을 직업 운영하는 Apple 이라도 만만한 곳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전에 우선 Apple iPhone 홍보페이지에 올라온 이미지부터 한 번 보시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떠세요 ? 일단은 멋지지 않습니까 ? 상당히 얇은 게 우선 눈의 뜨입니다. 그 다음은 홍보페이지에 올라온 손으로 쥔 모습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그림도 멋지네요. 약간 크기의 압박이 느껴집니다. Technical Specification 을 보면 요즘 나오는 SmartPhone과 큰 차이점을 찾기 힘든 것 같습니다.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Multi-touch 가 있다는 점, Mac OS X를 쓰고 있다는 점, 배터리 시간이 조금 짧다는 점이겠지요.

Technical Specifications
 
 
 
 

Screen size

3.5 inches

Screen resolution

320 by 480 at 160 ppi

Input method

Multi-touch

Operating system

OS X

Storage

4GB or 8GB

GSM

Quad-band (MHz: 850, 900, 1800, 1900)

Wireless data

Wi-Fi (802.11b/g) + EDGE + Bluetooth 2.0

Camera

2.0 megapixels

Battery

Up to 5 hours Talk / Video / Browsing
Up to 16 hours Audio playback

Dimensions

4.5 x 2.4 x 0.46 inches / 115 x 61 x 11.6mm

Weight

4.8 ounces / 135 grams

물론 Steve Jobs 의 KeyNote Speech를 보면 Multi-touch는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 같기는 합니다. Mac OS X를 쓴 것도 Apple의 중요한 전략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특징적인 기능들이 많이 있는데요.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Built-in sensor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다음 소개글을 한 번 보세요.

Built-in Advanced Sensors

> iPhone’s accelerometer detects when you rotate the device from portrait to
> landscape, then automatically changes the contents of the display, so you
> immediately see the entire width of a web page or a photo in its proper landscape
> aspect ratio. The proximity sensor detects when you lift iPhone to your ear and
> immediately turns off the display to save power and prevent inadvertent touches
> until iPhone is moved away. An ambient light sensor automatically adjusts the
> display’s brightness to the appropriate level for the current ambient light, thereby
> enhancing the user experience and saving power at the same time.


요즘 나오는 기기들 중에 pivoting 기능-화면을 90도 회전시켜 주는 기능-이 있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iPhone의 accelerometer 센서는 이걸 더 발전시켜 사용자가 기기를 회전시키는 걸 알아내서 화면을 자동으로 회전을 시켜준다는 점이 진일보한 점입니다. 다른 회사 기기들과 차별화를 시키기 위한 Apple 의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proximity sensor 는 사용자가 스피커가 있는 부분을 귀에 가까이 가져가면 화면과 음악소리를 자동으로 꺼주고, touch-screen 도 잠깐 입력이 안되도록 막아주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도 MP3 player 와 phone 을 잘 통합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폴더폰이나 슬라이드업폰, 바형폰이라면 키로 전화받기 버튼을 누르면 화면과 음악소리를 꺼주게 되므로 이런 기능이 필요 없지만, Multi-touch를 쓰기 위해 머리를 짜내 만들어낸 기능이라고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Multi-touch 를 쓰면서도 사용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이 기능 자체가 특별한 추가적인 가치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ambient light sensor 는 주변 빛의 밝기를 알아내서 화면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센서입니다. 이 기능도 이미 기존에 PMP에서 많이 내장했던 기능입니다.

센서만 보건데,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만 acceleometer 외에는 기존 기기 대비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 다음은 Multi-touch입니다.

제 생각으로 Apple이 키패드가 아닌 Multi-touch를 선택한 이유는 기존 Cell Phone과의 차별화된 Input 장치를 위한 것이기도 했겠지만, iPOD 에서 학습한 MP3 Player 의 강점을 더 살리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솔직히 touch screen 은 그 자체로서 좋은 Input 장치이긴 하지만 화면에 기름이 낀다던지, 미끌미끌 하다던지, 누르는 감촉이 느껴지지 않는다던지 여러가지 감성적인 측면에서 거부감을 일으키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은 전화를 걸기 위해 번호를 눌러야 한다던지, SMS를 보내야 한다던지 할 때는 여간 불편할 게 아닐 것입니다. Apple의 기술력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Touch screen 의 물리적인 특성에서 오는 사용자들의 거부감은 어쩔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Apple 이 이런 것을 예상 못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저는 당연히 예상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pple은 단순 Cell Phone 기능만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보다는 Cell Phone 과 MP3 Player(또는 PMP)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를 이 제품의 Target 사용자로 상정했을 것입니다. 저는 Apple 이 그런 맥락에서 Multi-touch 기술을 도입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제품은 Business 사용자를 목표로 하지도 않았습니다. 왜냐면 WinCE 기반 SmartPhone 과 같은 업무용 Application도 없기 때문입니다. Steve Jobs 가 Macworld 연설에서 iPhone을 소개하면서 서두에 밝힌 바와 같이 iPhone 은 iPOD + Cell Phone + Internet Communicator 입니다. 즉, Business 사용자보다는 Entertainment를 위주로 하는 개인사용자를 Target 으로 한 것입니다.

Audio Player/Video Player/Photo Player 기능을 보면 이 Multi-touch 가 정말 좋은 Input 기기라는 게 느껴집니다. 이런 Media Player 기능은 Multi-touch 및 여러 sensor 기능과 합쳐져서 상당히 편리하고 재미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데모나 홍보페이지 어디를 봐도 전화번호를 직접 입력해서 전화를 거는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SmartPhone과 비교해서 전혀 차별화된 점이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stylus를 쓰는 SmartPhone 과 달라지는 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만하면 Apple 의 의도를 알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주목하고 싶은 점 중의 하나는 Mac OS X를 iPhone 에 올렸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Mac OS X를 쓴 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렇지만 저는 Apple 로서는 당연히 Mac OS X를 선택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자신들이 개발해 놓은 결과물들을 고스란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새로운 사업 영역에 진출하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강점을 기반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Apple이 가지고 있던 기술적인 강점은 Mac OS X 입니다. 그러니, iPhone 에 Mac OS X를 올린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Mac OS X를 올리기만 하면 기존에 있던 대부분의 Mac OS X Application-iCal, Safari Web Browser, Address Book, E-mail, Widgets-을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 Cell Phone 에 dual core CPU를 장착하는 걸 고민할 정도로 CPU power가 많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Browser 도 full browser-PC급의 browser-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까요. 이미 Cell Phone H/W는 Generalized Computing Device에 가까워지면서 갈수록 Commodities가 되어 가고 있어 최근 휴대폰 업계는 차별화를 위해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Application을 올리고, Google, Yahoo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WiFi를 내장하기도 하고, Web 2.0 기능을 집어 넣기도 하고, Slim Phone 을 내놓고, Design을 혁신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H/W만 가지고는 차별화하기 힘들다는 증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Mac OS X를 올려 놓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몇 년을 앞서가는 결정일 수 있습니다. Cell Phone 에 점점 더 많은 기능을 집어 넣으려고 할수록 더 많은 Application이 필요할 것이고, 다양한 Application을 지원하려면 Mac OS X와 같은 발전된 OS가 필요해 질 것이므로, Mac OS X가 Cell Phone에 올라갔다는 것이 향후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입니다.

이 외에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Address Book, SMS Session, E-mail, Saferi Web Browser, Google Map, Google Earth 등의 Application을 보면 그 기능의 풍부함에 놀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런 겉에 보이는 특징보다는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만든 Mac OS X를 Cell Phone에 올렸다는 것 자체에서 iPhone의 잠재력을 보고 싶습니다.

Cingular 를 첫번째 사업자로 선택한 것도 Apple의 뛰어난 사업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1위 업체라면 아무리 Apple 이라도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Cingular는 미국 휴대폰 서비스 시장의 30% 정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잘 아시다 시피 Apple 은 직접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Tunes 를 통해 음반시장구도를 바꾸었듯이, 자신의 소매점을 통해 Cell Phone의 유통구조를 바꾸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Cell Phone 시장은 완전히 사업자 주도의 시장으로 휴대폰 메이커들은 사업자들의 유통 채널을 통해 Cell Phone 들을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Apple 은 자신의 유통 채널을 이용해 이런 상황을 바꾸려고 시도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Cingular 같은 업체가 더 유리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상을 종합해 보건데 제 생각에 iPhone 은 아직 iPOD와 같은 히트제품은 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1) 입력 장치가 기본 Cell Phone 기능에 적합지 않아, 처음에 그 Fancy 함을 보고 샀던 사용자들도 어색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고, 2) 배터리 시간이 너무 짧은 데다 교체할 수도 없기 때문이고, 3) Apple이 Targeting 하고 있는 사용자가 전체 Cell Phone 사용자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4) Cell Phone 유통 구조는 기존의 iPOD 유통 구조와는 또 딴판이라서 아무리 소매상을 직업 운영하는 Apple 이라도 만만한 곳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잠재력은 큰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Apple이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